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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커플 9

국제커플이 보는 서울_응봉산의 봄

우리의 봄맞이는 꽃 구경으로 시작한다. 산수유를 보러 이천에 다녀오기도 하고, 응봉산으로 개나리를 맞이하러 간 적도 있었다. 서울의 응봉산은 해마다 개나리 축제가 열릴 만큼 개나리 꽃이 유명한 곳이다. 이맘 때 즈음 응봉산 옆을 지나가면 산 전체가 노랗게 물든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모습이 장관이다.   나와 짝꿍은 예전부터 응봉산에 가보자고 꽤 오랫동안 이야기했는데, 정작 단 한 번도 가보지를 않았다. 사실 나는 개나리가 피어나는 이 시기에 가보고 싶어서 아껴뒀던 것이었는데, 짝꿍은 내가 응봉산에 대해 이야기만 할 뿐 정작 가보자고는 하지 않으니까 새삼 서운했나 보다. 나는 나름대로 최고의 순간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그 마음이 잘 전달되지 않았던 것 같다.  짝꿍의 그 서운한 감정은 개나리..

여행 2025.03.06

[브런치북] 국제커플이 담아내는 대한민국 - 남한산성 야경

앞선 글에서 몇 번 언급한 대로 나와 짝꿍은 야경을 좋아한다. 같은 장소를 가더라도 낮과 밤 중에서 한 시간대만 갈 수 있다면, 야경을 화려하게 빛내주는 불빛이 있는 곳에서는 주로 밤시간대를 선택하는 편이다. 물론 그런 불빛이 드문 산골이나 시골에서는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낮시간대를 선호한다. 특히 짝꿍은 올말졸망 다양한 색으로 반짝이는 불빛을 바라보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그런 짝꿍과 함께 서울의 야경을 보러 남한산성에 다녀왔다. "이렇게 꼭 밤에 산을 올라가야 해? 야경이 얼마나 예쁘길래?" "가보면 알아. 조금만 올라가 보자." "별로면 내려오는 내내 불평할거야(찡긋)" 우리가 남한산성에 도착한 것은 오후 늦은 시간이었다. 산성에 오르기 전에 입구에 있는 여럿 식당 중 한 곳에서 저녁을 먹고..

여행 2023.05.22

[브런치북] 국제커플이 담아내는 대한민국 - 낙산공원_야경

서울의 밤은 찬란하게 빛난다. 짝꿍과 나는 그렇게 빛나는 서울을 자주 보러 간다. 서울에 야경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장소가 여럿 있는데, 오늘은 그 중에서 낙산공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서울 성곽을 따라 걸으면서 다양한 서울의 밤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낙산공원이다. 그럼 낙산공원에서의 우리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오늘은 낙산공원에 올라가 보자. 야경이 진짜 예뻐!" "많이 올라가야 돼? 야경은 보고 싶은데, 올라가는건 싫은데..." "아니야, 얼마 안 걸려. 한 10~15분 정도?" "진짜? 그것보다 오래 걸리면 화낼거야!" 대학로는 나와 짝꿍이 꽤 좋아하는 장소이다. 지금까지 대학로를 정말 많이 갔었는데, 정작 그 뒤에 대학로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낙산공원을 올라가지는 않고 있었다. 야경..

여행 2023.03.28

[브런치북] 국제커플이 담아내는 대한민국 - 서울로7017

서울의 밤거리는 아름답다. 어디를 가더라도 오색찬란한 불빛이 빛나고 있고, 이를 보고 있을 때면 환상의 나라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서 나와 짝꿍은 서울의 야경을 보러 종종 다니곤 하는데, 얼마 전 다녀온 장소를 오늘 이야기해볼까 한다. 서울 중심에서 자동차 위로 걸어다닐 수 있는 구름다리, 서울로7017의 밤모습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 산책 가자!" 집에서 저녁까지 먹은 어느 날, 나와 짝꿍은 밖으로 나왔다. 실내로는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야외에서 산책할 만한 장소를 찾아가곤 하는데 이 날 우리는 서울로7017로 향했다. 서울로7017는 회현역부터 서울역 뒤쪽(서부교차로)까지 연결하는 산책로로 원래는 고가도로였던 것을 지금의 모습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2017년에 시민들에..

여행 2023.03.16

[브런치북] 국제커플이 담아내는 대한민국 - 아차산

"우리 산에 한 번 가볼까? 대신 처음이니까 조금 덜 힘든 산으로 가보자." "그래. 서울에 그렇게 힘들지 않게 올라갈 수 있는 산이 하나 있어." 짝꿍이 얼마 전에 산에 한번 가보자고 했다. 예전에는 산에 올라가는 것에 대한 매력을 잘 모르고, 등산을 꺼려하던 짝꿍이었는데 여기저기서 산에 갔다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면서 산에 한 번 가보고 싶어진 것이다. 짝꿍이 이야기를 꺼냈지만, 산을 선택하는 것은 나의 몫이었다. 등산이 처음인 짝꿍을 위해 나는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올라갈 수 있는 아차산을 선택했다. 아차산은 내가 이미 몇 번 가본 곳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올라가야 하는지, 산의 모습이 어떤지 잘 알고 있었다. 내가 아차산을 선택한 이유는 코스가 별로 힘들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아차..

여행 2023.03.09

[브런치북] 국제커플이 담아내는 대한민국 - 샛강생태공원

지나간 가을의 어느 날, 짝꿍과 나는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 서울에 살고 있지만, 정작 서울 나들이는 많이 하지 않았기에 평소에 우리가 가보지 않았던 곳으로 발길을 향했다. 그리고 우리는 서울 도심 속, 작은 숲 하나를 만났다. 바로 여의도에 있는 샛강생태공원이다. "저 다리 봐바. 멋있는데?" 우리가 샛강생태공원을 가기 얼마 전, 올림픽대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 짝꿍이 옆을 보라고 해서 고개를 돌렸더니 멋드러진 조형물이 세워진 다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쉽게 볼 수 없는 디자인 때문에 짝꿍은 이 다리에 관심을 드러냈고 몇 분 후 자연스럽게 그 곳에 가는 방법을 알아보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주말에 나와 짝꿍은 그 다리 위에 서 있게 되었다. 그 다리가 바로 여의도와 신길역을 이어주는 샛강문화다리이..

여행 2023.03.02

[브런치북] 국제커플이 담아내는 대한민국 - 서울 응봉산

3월 26일 금요일, 나는 짝꿍과 함께 봄을 정식으로 맞이하러 다녀왔다. 올 듯 말 듯 망설이던 봄은 어느덧 겨울을 밀어내고 본인의 자리를 찾아왔다. 그리고 본인을 환영해달라고 아름다운 봄꽃들을 한아름 들고 찾아왔다. 매화, 산수유를 시작으로 이제는 개나리와 벚꽃까지 풀어놓기 시작했다. 우리의 봄맞이는 꽃 구경으로 시작한다. 작년에는 산수유를 보러 다녀온 것이 우리의 봄 맞이였는데, 올해는 개나리를 맞이하러 응봉산에 다녀왔다. 서울의 응봉산은 해마다 개나리 축제가 열릴 만큼 개나리 꽃이 유명한 곳이다. 이맘 때 즈음 응봉산 옆을 지나가면 산 전체가 노랗게 물든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모습이 장관이다. 나와 짝꿍은 작년부터 응봉산에 가보자고 꽤 오랫동안 이야기했는데, 정작 단 한 번도 가보지를 않았다...

여행 2023.02.20

외국에서 결혼하다.

나와 짝꿍은 2019년 12월,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우리나라의 결혼식 문화와는 전혀 달랐던 결혼식에 대한 이야기를 브런치에 써보았다. 평소에 접할 수 없었던 문화라서 많이 생소했고, 낯설기도 했지만, 그래서 더 재밌었고 기억에 많이 남는 하루였다. 짝꿍과 가족이 된 날이라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날로 기억되는 날이다. 지금도,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결혼식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브런치 링크를 클릭해서 읽어보면 된다. 외국에서 결혼하다. 라틴문화의 결혼식을 경험하다. | "결혼은 인생의 축제야."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직전이었던 2019년 말, 나는 짝꿍과 결혼식을 하기 위해 짝꿍의 가족이 있는 도미니카 공화 brunch.co.kr

일상 2021.04.12

가치관의 차이

살아온 전혀 다른 두 사람이 하나의 환경을 만드는 것은 정말 어렵다. 같은 문화권에서 자라온 두 사람이 만나도 어려운데,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자란 두 사람이 만나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외국인 아내와 함께 살아간 다는 것,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허심탄회하게 계속해야 서로를 조금씩 조금씩 알 수 있게 된다. 나와 아내는 가치관이 정말 다르다. 가치관이 극명하게 다른 두 사람이 만나서 함께 살아가다 보면, 서로를 이해하기 쉽지 않을 때도 많다. 그 때마다 우리는 이야기를 한다. 나는 이렇게 살아왔어, 너는 그렇게 살아왔네. 우리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왔고, 그러니까 이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 거야. 이렇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의 연속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

일상 202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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